대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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별들의 과도기-3 웨인은 이그나시아가 여전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바로 식당을 나와서 충전소에 들려 힐의 우주선을 힐과 같이 옮겨 집 앞에 나눈 뒤에 힐에게는 소파를 주고 자신은 판초를 바닥에 깔고는 누웠다 “ 이렇게 하루가 가네 ” “ 그러게 웨인 너 덕분에 오랜만에 식당에서 끼니도 해결해보고 네 친구도 만나보고 그저 불시착해서 기껏 그린 그림의 액자가 망가져서 최악의 하루가 되는 줄 알았는데 정말 고마워 ” “ 친구 사이에 뭘 ” 판초를 깔았다지만 여전히 딱딱한 바닥에 여간 잠이 오지 않았던 웨인은 중얼거렸다 . “ 아디오스 스페이스 카우보이 ” 그 소리를 들은 힐은 놀란 듯이 눈썹을 치켜세우고는 웨인에게 물었다 “ 웨인 너 아직도 그 말버릇이 있어 ?” 자주 하는 혼잣말을 성년이 되어 처음으로 남에게 들려준 웨인은 당황한 채로 자리에서 벌떡 앉아서 말이 빨라진 채로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“ 아니 그게 예전에 보육원에서 봤던 영화가 기억이 나서 그런 것도 있는데 물론 내가 그 영화를 좋아했고 어릴 때 거기서 나온 주인공 흉내 내려고 냄비 뚜껑을 머리에 쓰고 담요를 어깨에 두른 채 손가락으로 총 쏘는 시늉을 하기도 했지만 , 그거 때문만은 아니고 처음 여기에 정착했을 때 공간이 너무 공허해서 빈 공간에 거기 누구 있냐고 인사한 게 시작이 돼서 어쩌다 보니깐 말버릇으로 정착이 ..” 웨인이 말을 끝내기 전에 힐이 말을 꺼냈다 . “ 그때의 삶은 지금도 힘들었던 것 같지만 그래도 너 같은 친구들이 있어서 견딜 수 있었지 ” 놀릴 줄 알았던 힐에게 예상 밖의 대답을 들은 웨인은 멍해졌다 . 웨인의 말버릇이 된 대사가 나온 영화를 처음 본 날은 웨인이 5 살이 되던 해이자 4 살이던 힐을 친구로 처음 만난 날이었다 당시의 보육원은 은하계 총괄 정부의 행정력 미비에 외곽에 있어 감사에 자유로운 곳이었고 자유로운 만큼 보육원생들에게 향하는 지원도 자유로웠다 . 급식으로 나오는 건 풀죽밖에 없었고 잠자리는 항상 추웠으며 선생들과 원장의 자리를 제외하고는 먼지가 가득한 곳에서 낙이라곤 정부에서 아이들의 생활을 사진 , 영상으로 찍어보내라는 공문이 오면 그날만은 보여주기식으로 깨끗한 보육실 , 질 좋은 급식 , 문화생활 하는 모습을 찍어 보냈다 그때만큼은 모든 원생이 아늑하게 자고 배부르고 행복하게 있을 수 있는 날이었다 그 중 문화생활이라 하는 것은 저작권이 사라져 행성 간 광속 대 인터넷에 올려져 있는 영화 빔프로젝터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런 구닥다리 서부극을 보는 건 소수의 매니악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따분한 일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대부분의 원생들은 지루해서 잠을 자기 일 수였으며 몇 명은 떠들다가 혹독한 체벌로 합죽이가 된 채로 가만히 앉아있었다 . 웨인만 제외하고는 말이다 . 그날 이후로 쓰레기통에서 주문 구멍 난 냄비뚜껑을 머리에 쓰고 담요를 어깨를 걸치며 서부극에 나온 총잡이 흉내를 냈고 손가락으로 총 모양을 만들어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원생들을 괴롭혔던 선생이란 작자의 뒤통수에 대고 몰래 쏘는 시늉을 하곤 했다 총 쏘는 시늉을 한 뒤에는 무조건 서부극의 주인공이 악당을 물리치고 멋있게 권총을 몇 번 돌린 뒤 권총집에 넣고 혀로 끌끌 찬 뒤에 내뱉는 “ 아디오스 카우보이 ” 라는 대사를 꼭 외쳤다 . 물론 몇 번은 들켜서 흠씬 두들겨 맞고는 냄비뚜껑과 담요를 빼앗기곤 잠자리에 들 때마다 추위에 벌벌 떨었지만 말이다 웨인과 똑같이 서부극을 감명 깊게 봤던 힐은 그런 웨인의 장난을 받아주곤 했다 어떨 때는 정오 때의 결투를 어떨 때는 2 인 1 조로 짝을 맞춰 선생들의 뒤통수에 손가락 총을 쏘는 시시콜콜한 장난을 같이하고 다니니 그 둘은 금세 단짝이 될 수밖에 없었다 . 13 년 뒤에 웨인이 나이상의 이유로 3 만 유피를 받고 보육원을 반강제로 떠나게 되었을 때 그들의 관계가 끊어질 뻔했으나 몇 개월 뒤 웨인이 보육원으로 힐을 찾아와 통조림 , 침구류와 함께 자신의 연락처를 준 이후 지금까지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. “ 난 아직도 기억나 네가 냄비뚜껑을 머리에 이고 담요를 어깨에 걸치고 손가락으로 총 쏘는 시늉을 할 때 나는 옆에서 드디어 그 악명 높은 양갈래머리 제인을 처리했군요 . 이 마을의 평화를 지켜주셨습니다 . 라고 추임새를 넣고는 했지 ” “ 그래서 내가 길 가다가 주운 판초하고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다니는 거지 많이 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이걸 입고 있으면 무언가 견딜 수 있는 거 같은 힘을 주거든 .” “ 보육원 때도 지금도 여전히 서부극에 나왔던 총잡이를 동경하는구나 ” “ 맞아 나도 그렇게 멋지게 남을 도와주고 이곳저곳 여행하면서 살고 싶었는데 ... 지금 꼴을 보니 그냥 .. 그냥 죽지 못해 사는 거 같아 꿈을 꿔도 현실에 부딪혀 사라지기 일쑤고 내가 죽기 전에 그동안 꾸었던 꿈 중에 하나라도 이루고 사는 게 있을까 ?” “ 웨인 ...” “ 꿈은 높은데 나는 그저 아무것도 아닌 사람 같아 ....” 이 말을 끝으로 아무도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한 채 무언가에 입이라도 꿰매진 듯 누구도 입을 열지 못하고 둘 다 잠자리에 들었다 . 무한한 공간에 따스한 빛을 전달하는 태양 주변의 행성과 항성들 그리고 그 근처에 달라붙어 있는 위성들과 목적 없이 공허를 맴도는 수많은 운석과 반대로 목적을 지닌 채 반짝이는 금박을 입은 채 날아가는 인공위성들이 제각각의 이유를 가지고 이동하거나 뒤척인 채 시간을 보내며 그들의 조각은 우주먼지 일부분이 되어 웨인과 힐이 잠을 청하고 있는 은빛 트레일러에 부딪혀 노크하고 있었다 . 평소 같은 주말이라면 알람도 없이 푹 잠에 취한 채로 반나절을 누워있다가 태양 빛이 일어나라고 얼굴에 빛을 쬐이면 그제야 일어나 대충 끼니를 때우고 텔레비전을 보면서 시간을 허송세월 가는지 모르고 보내다가 다시 배가 고파지면 배를 채웠다가 그리고 출근 전날에 잠자리에 들 때는 왜 이렇게 살지 , 조금만 노력을 더 했으면 사무직을 얻을 수 있었을까 ?, 날 버린 부모님의 얼굴을 어떻게 생겼을까 등등 자기성찰적인 시간을 가지다가 잠자리에 들고 출근하는 삭막한 날을 보냈다 하지만 오늘은 이상하게 울릴 리가 없는 휴대전화에서 전화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. 잠에 막 깬 웨인은 비몽사몽 하며 겨우 고장 난 텔레비전 위에 놓인 휴대전화를 집고 전화를 받았더니 익숙한 크리스토퍼의 목소리가 들렸다 . “ 어우 ... 크리스토퍼씨 무슨 일이야 ?” 잠에 덜 깬 저음으로 웨인이 말했다 . “ 웨인씨 놀라지 말고 들으세요 , 회사가 공중분해가 되었습니다 ” “ 엑 ?” 웨인은 이게 꿈인가 싶어서 계속해서 물어봤지만 , 대답은 똑같았다 . “ 그러니깐 우리 회사가 알고 보니깐 해적들의 돈세탁 용도로 만들어진 회사였고 은하계 총괄 정부가 대대적으로 소탕해서 해적이었던 회장 놈이 교도소에 잡혀 들어갔고 회사는 정부가 일일이 해체했다는 소리인거지 ?” “ 아주 ... 정확합니다 ” 크리스토퍼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“ 웨인씨도 회사에 놔두고 온 거 있으시면 찾아가세요 , 저는 빨리 다른 일을 알아봐야겠어요 ” 소리를 끝으로 전화는 끊겼다 .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되어버린 웨인은 입안이 어벙한 채로 가만히 서 있었다 . 곤히 잠이 든 힐을 깨우기 싫었던 웨인은 일이 있어 나갔다가 올 테니 냉장고에 있는 음식으로 아침을 챙겨 먹으라는 쪽지를 텔레비전에 붙이고 나갔다 그리곤 자기 짐을 챙겨서 나가는 사람들과 실직한 사람들의 분노로 붐비는 회사에 도착한 웨인은 자신의 캐비닛이 있는 휴게실 쪽으로 갔다 . 웨인이 몇 년간 회사에 출퇴근했음에도 불구하고 물건이 도둑맞았다는 소문 때문에 웨인의 캐비닛은 언제 둔지 모르겠는 사탕 몇 개 , 먼지가 잔뜩 쌓인 채로 방치된 동전 몇 닢과 혹시 몰라서 쓸 데가 있지 않을까 하면서 둔 이면지와 연필이 다였다 , 그런 물건들을 보면서 처음 입사 했을 때와 여러 추억 아닌 추억을 생각하면서 몇십 분을 가만히 캐비닛에 서 있었다 . 그나마 친분이 있던 크리스토퍼라도 보고 갈까 싶었지만 좀처럼 그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 포기했다 . 동전 몇 닢만 챙기고 웨인은 회사를 떠나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힐은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. “ 어서 와 웨인 ” “ 힐 재료가 어디서 나서 스파게티를 만들었어 ?” “ 그냥 찬장하고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거 이것저것으로 만들었어 .” “ 맛있겠는데 잘 먹을게 !” 스파게티는 살짝 검붉은색이었지만 그것 말고는 괜찮은 스파게티였다 , 두 사내는 그릇에 묻은 소스까지 포크로 훑어 먹었고 그제야 힐은 웨인에게 어딜 갔다가 왔는지 물었다 . “ 그래서 어딜 다녀온 거야 ?” 웨인은 같이 집에 묵고 있는 친구가 자신이 실직자가 된 걸 알면 부담감에 빠르게 떠날까 봐 사실을 말하길 두려웠다 , 하지만 둘러 될 말이 없어 사실대로 말했다 . “ 회사 망해서 회사에 두고 온 짐이 있으면 챙겨가라고 해서 회사 좀 다녀왔어 .” “ 엑 ” 힐은 놀란 나머지 의성어 한마디를 내뱉고 그대로 얼어붙었다 . “ 아냐 그 일 어차피 싫증 나기도 했고 어차피 그만둘 일이었을 거야 단지 그 시간이 좀 더 빨 왔다고 생각하지 뭐 ” 웨인은 놀란 힐을 진정시키기 위해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지만 그대로 여전히 동공이 흔들리며 안절부절못했다 , 이럴 때는 무언갈 시키는 게 답인 걸 알고 있는 웨인은 힐에게 설거지를 부탁하곤 밖으로 나왔다 . 문 앞에서 걸터앉은 웨인은 멍하니 풍경을 바라보았다 , 지독할 만큼 고요하며 고독한 검은 풍경이 오늘만큼 쓰라린 날은 없었을 것이다 “ 이젠 뭘 해야 하지 ” 중얼거리며 한숨을 쉬었다 . 그때 생각나는 거라곤 이그나시아의 정신이 나간 계획밖에 없었다 , 아무리 이성적으로 생각해봐도 이그나시아의 계획만이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했다 . “ 내가 미친 건지 이 우주가 미친 건지 ” 이그나시아에 계획에 동참하기로 한 웨인은 트레일러로 들어가 설거지를 마친 힐에게 말했다 . “ 힐 , 이그나시아에게 가보자 ” <!--[data-hwpjson]{ "documentPr": { "di": "", "dp": { "dn": "test.hwp", "ta": 1, "d1": 5, "d2": 1, "dv": 0, "dr": 1, "do": 1, "vj": "1.1", "an": "Hancom Office Hangul", "av": "12, 0, 0, 535", 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